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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대중음악의 이론적 고찰 (20)

2. 대중음악의 장르와 이념적 배경 (14)

5) 레게(Reggae)   

 

 

레게가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음악적인 특징 특히 리듬의 특징과도 관계된다.

레게에서는 보통 베이스가 곡 전체에 걸친 멜로디 패턴을 수립하는데

이 패턴은 당김음(Syncopation)과 관련되고 종종 마디 첫 번째 비트 같은 주요 비트를 회피한다.

 

베이스 라인은 크게 연주될 뿐 아니라 종종 리드 기타를 옥타브만 달리해서 병행시킴으로써 강조된다.

전형적 레게리듬은 3중으로 세분된 4비트 패턴이지만 스카와는 달리 1, 3번째 세분을 강조하며 이는 R&B와 비슷하다.

또 하나 R&B적 요소는 강조된 백 비트의 사용인데 바로 이것이 레게를 록 팬들에게 좀 더 접근하기 쉽도록 했다.

'나는 보안관을 쐈다'같은 곡이 이런 리듬 패턴을 잘 보여주는 경우다.

 

레게음악의 악기 편성법의 특징은 전기 베이스 기타가 곡의 흐름을 주도하며 큰 소리로 연주하는 것이다.

전기 베이스 기타 주위로 오르간, 피아노, 드럼, 전기 리드 기타 및 전기 리듬 기타 등이

긴장과 이완의 교대 형식에 의해 비트(beat)를 세분하는 짧은 오스티나토(ostinato) 악구를 연주한다.

 

 

 

 

 

레게 앙상블은 오늘날 록 음악의 전자 악기와 갖가지 타악기 종류들로 구성되어 그 리듬이 특징적인데

보통 속도로(♩=66-96) 고정적으로 지속되는 백비트(backbeat)를 전자 기타나 전자 오르간이 연주하면서

일정한 틀을 형성한다.

 

거기서 타악기와 베이스가 작은 음가의(8분음표나 16분음표) 악기들을 연주할 때에

강박을 강조하는 것을 피하고 강박을 비워두는 일도 많다.

레게의 화성적구성은 전 음계적이거나 부속화음을 쓰는 단순한 것이다.

노래는 낭독적 방식으로 하며 사회적 정치적 문제점들을 고발하고 있다.

자메이카의 대중음악이자 흑인 민속음악의 성격이 강한 레게는

영국 그리고 미국 흑인들의 대중음악으로도 자리 잡아 리듬 앤 블루스, 칼립소, 멘토, 림보 음악에 영향을 준다.

 

1970년대에 유행한 이른바 '디스코'음악은 레게음악을 부드럽게 만들어 상업화시킨 것이다.

레게는 자메이카 인이 이주한 곳이면 어디서나 연주되었으며 그 영향은 대중음악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백인 록 음악가들 사이에서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레게음악이 국제적으로 히트한 가장 주요한 원인은 밥 말리의 음악적 천재성일 것이다.

그는 뛰어난 멜로디를 만들어냈고 달콤한 사운드와 가볍고 상쾌한 리듬에 비판적, 냉소적 주제를 결합시키는

보기 드문 재능을 갖고 있었다. 또한 그는 중층적인 메시지를 시적인 상징을 통해 가사에 담아내는 재능도 갖고 있었다.

 

밥 말리의 히트는 다른 레게 뮤지션들의 세계 시장 진출을 가능하게 했다.

밥 말리의 레게가 세계 대중음악에 미친 영향은 비틀스가 주도한 ‘영국의 침공’(British Invasion)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영국의 침공’이 팝 음악의 제1 세계인 미국에 대해 제 2세계인 영국의 음악이 타격을 가한 것이라면

‘자메이카의 침공’(Jamaican Invasion)은 문자 그대로 제 3세계로부터 팝 음악 제국들에 가해진 타격이다.

레게음악은 가수 지미 클리프가 주연한 영화 〈The Harder They Come〉(1973)을 통해 미국에서 인기를 얻었으며

1981년까지는 밥 말리가 이끄는 더 웨일러스의 순회공연을 통해

말리가 죽은 후에는 투츠(Toots)가 이끄는 더 메이탈스(The Maytals)에 의해 국제적인 인기를 끌었다.

 

레게는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일부 서구 대중음악에 뚜렷하게 영향을 주고

다른 대중음악 장르의 중요한 구성요소를 이루며 상업적, 예술적 실체를 유지했다.

하지만 레게는 폴리스(Police), 클래시(Clash), 유비40(UB40) 등 많은 백인 뮤지션에게 영향을 미쳤으나

레게는 여전히 자메이카 밖에서는 컬트 추종자만을 가졌을 뿐 아직까지 소수의 취향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