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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대중음악의 이론적 고찰 (18)

2. 대중음악의 장르와 이념적 배경 (12)

5) 레게(Reggae)  ① 

 

 

레게는 무거운 메시지를 단순한 리듬과 박자로 쉽게 전달하는 방법적으로 뛰어난 음악으로

대중가요의 속성을 제대로 갖춘 음악이다. 레게는 제3세계의 음악이라는 약점을 딛고

쉬운 리듬 때문에 영미 사회에 침투했고 메시지도 함께 설파할 수 있었다.

 

이처럼 레게는 쉬운 리듬과 진지한 메시지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것을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레게는 단순히 듣고 즐기기 위한 순수 음악으로서의 기능 이상의 역할을 하는 음악이다.

 

자메이카 인들에게 레게음악은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과 이상

즉, 유토피아를 향한 열망을 담은 정신적인 뿌리 또는 축이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독특한 문화 양식은 그들에게 있어 복음서의 교리와도 같은 가치를 지니며

그것은 레게에 강한 혁명성을 부여해줌으로써 그들의 결속을 더욱 강하게 해주는 매개체로서 역할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라스타파리아니즘(Rastafarianism)’이라는 우리에겐 생소한 그들의 종교가 자리한다.

 

 

라스타 모자

 

 

‘라스타주의’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라스타파리아니즘은 간단히 말해 ‘백인들이 판을 치는 서구화된 사회를 떠나

흑인의 천국인 아프리카로 돌아가자’는 사상이다.

 

‘라스타파리아니즘’은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 1세의 본명인 라스타파리 마콘넨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성서(聖書)를 흑인의 관점으로 해석하여 그리스도가 흑인이었다고 주장하고

에티오피아의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 1세(1892∼1975)를 재림한 그리스도로 섬기는 신앙운동이다.

 

그는 24세 때 왕이 이슬람교도로 개종하자 이에 반대하는 그리스도교도들을 규합하여 정권을 잡고 황제로 즉위하였다.

하일레 셀라시에란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를 뜻하는 말이며 1982년 영국 교회가 종교로 인정하였다.

 

1930년대의 라스타파리운동은 자메이카와 도미니카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던 흑인들 사이에서 일어나

마커스 가비의 ‘아프리카 귀환운동’과 에티오피아의 라스타파리 황제 즉위에 고무되어 더욱 확산되었다.

 

라스타파리는 지금까지도 흑인들의 구세주로 여겨지고 있는데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흑인들은 원래 유대인이었으나 벌을 받고 환생하여 현재 백인들의 지배를 받는 고통을 당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들은 백인문화와 그리스도교는 거부하지만 성서에서 발췌한 교리는 맹목적으로 믿고 따른다.

개인의 행복과 존엄성보다는 엄격한 윤리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으나 마리화나 등을 흡입하는 것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신비한 체험으로 여기며 종교적 의미를 부여받는다.

 

자메이카의 민중들에게 자메이카라는 현실은 미국과 유럽의 자본에 지배당하는 고통으로 가득한 땅이며,

그들은 순수한 자연적 세계이자 자신들이 능동적인 주체가 될 수 있는 이상향인 아프리카로의 복귀를 열망했다.